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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롱차
오롱차와 차의 탕색

 

30여 년 전, 저는 베이징에서 우연히 용정차를 만나 차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후, 중국 샤먼으로 출장을 갔다가 말로만 듣던 대홍포(大紅袍)를 처음 맛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찻잎의 색에 눈길이 갔습니다. 얼핏 보면 검은색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두운 녹색과 갈색, 붉은색이 함께 섞여 있었습니다. 차를 우리자 이번에는 향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 차는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좋아할 수 있겠구나.’

그때 함께 있던 중국 친구가 설명해 주었습니다.

“대홍포는 무이암차(武夷岩茶)의 하나이고, 청차(青茶)에 속해. 이런 계열의 차를 흔히 우롱차(烏龍茶)라고 하지.”

대홍포, 암차, 청차, 우롱차…. 이름이 왜 이렇게 복잡할까요?

오늘은 당시 제가 가졌던 바로 그 궁금증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청차와 우롱차는 무엇이 다를까?

중국의 6대 차 분류에서 우롱차는 청차(青茶)에 속합니다. 일상에서는 청차보다 ‘우롱차’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롱차의 특징을 이해하려면 녹차와 홍차를 함께 생각하면 쉽습니다.

녹차는 찻잎을 따고 비교적 빠르게 열을 가해 산화를 억제합니다. 반면 홍차는 찻잎의 산화를 충분히 진행시켜 특유의 붉은 찻물과 향을 만들어냅니다.

우롱차는 그 사이에서 산화 정도를 조절합니다. 찻잎을 시들게 하고 흔들어 잎 가장자리에 자극을 주면서 산화를 유도한 뒤, 원하는 정도가 되면 살청(殺青)을 통해 산화의 진행을 억제합니다.

흔히 이를 ‘발효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과정의 핵심은 찻잎 속 효소에 의한 산화입니다.

바로 이 산화 정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우롱차가 여러 가지 향과 맛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롱차의 향과 맛은 왜 이렇게 다양할까?

우롱차를 마시다 보면 같은 우롱차라고 부르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다른 향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차에서는 싱그러운 꽃향이 느껴지고, 어떤 차에서는 잘 익은 과일이나 꿀 같은 향이 납니다. 또 어떤 차에서는 구수하고 깊은 불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산화 정도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차나무의 품종과 재배 지역, 기후와 고도, 산화 정도, 그리고 마지막 배화(焙火)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과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무이암차처럼 배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차는 불의 세기와 시간에 따라 향과 맛이 더욱 깊고 복합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롱차의 매력이 ‘다양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종류의 차 안에서 꽃향부터 과일향, 꿀향, 구운 향까지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롱차의 대표 산지는 어디일까?

우롱차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중국 푸젠성(福建省)과 광둥성(廣東省), 그리고 대만입니다.

푸젠성 북부 무이산(武夷山)은 대홍포를 비롯한 무이암차로 유명합니다. 반면 푸젠성 남부 안시(安溪)는 철관음(鐵觀音)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광둥성에서는 봉황단총(鳳凰單叢)이 유명합니다. 봉황단총은 뛰어난 개별 차나무를 선발해 따로 채엽하고 제다하던 전통에서 발전했으며, 품종과 향형에 따라 꽃이나 과일을 떠올리게 하는 매우 다양한 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롱차 이야기를 하면서 대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만은 지역의 고도와 기후, 품종과 제다법에 따라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우롱차를 만들어왔습니다.

동정오룡(凍頂烏龍), 문산포종(文山包種), 동방미인(東方美人)….

이름만 들어도 한 번쯤 맛보고 싶어지는 차들입니다.

마무리하며

처음 대홍포를 마셨을 때 저는 ‘우롱차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롱차의 매력은 바로 그 복잡함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지가 다르고, 품종이 다르고, 만드는 방법이 달라질 때마다 새로운 향과 맛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우롱차라는 큰 숲을 가볍게 둘러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롱차로 유명한 대만을 여행한다면 어떤 차를 꼭 맛봐야 할까요?

다음 글에서는 ‘대만 여행 시 꼭 마셔봐야 할 차는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대만의 대표적인 차들을 하나씩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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