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와인처럼 숙성될까?""모든 차는 오래될수록 맛이 좋아질까?""왜 30년 된 보이차는 그렇게 비쌀까?"차를 처음 접했을 때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보이차가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모든 차도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차가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현실은 달랐습니다.중국 주재 시절, 항저우 출장 중, 용정차 산지인 옹가산(翁家山)에서 품질 좋은 용정차를 1kg 구입했습니다. '몇 년 묵히면 더 귀한 차가 되겠지.' 하는 기대를 품고 베이징으로 가져와 소중히 보관했습니다.주변 중국 친구들은 하나같이 "녹차는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할 때 마시는 것"이라며 빨리 마시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래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약 2년 반이 지난 뒤 차를 꺼내..
차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일이 아니다. 향을 마시고, 시간을 마시고, 그 순간의 분위기를 함께 음미하는 일이다.그런데 녹차를 우리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말을 듣는다."녹차는 80℃ 정도의 물로 우려야 가장 맛있다."왜 하필 80℃일까? 다만 80℃는 모든 녹차에 똑같이 적용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찻잎의 품종과 채엽 시기, 잎의 크기, 가공 상태와 원하는 맛에 따라 알맞은 온도는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에서 말하는 80℃ 전후는 녹차를 부드럽게 즐기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으로 이해하면 좋다.오늘은 그 이유를 차를 마셔온 경험과 알려진 과학적 근거로 함께 살펴보려 한다.끓는 물로 우렸던 첫 녹차처음 차를 접했을 때만 해도 나는 물의 온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물만 끓으면 그대..
30년 전, 베이징에서 마신 한 잔의 용정차가 가르쳐 준 것 - 처음 만난 녹차의 향 녹차를 맛있게 우리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하니, 문득 내가 처음 차를 접했던 순간이 떠오른다.벌써 30여 년 전의 일이다.1992년 한·중 수교 이듬해인 1993년 여름, 베이징 출장 중 현지인의 초대로 왕푸징(王府井)에 있는 한 찻집을 찾게 되었다.그날 베이징은 숨이 막힐 정도로 무더웠다. 솔직히 시원한 탄산음료나 얼음물 한 잔이 간절했다. 그런데 내 앞에 놓인 것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녹차 한 잔이었다. 바로 중국을 대표하는 명차, 용정차(龍井茶)였다.손님으로 초대받은 입장이었기에 조용히 찻잔을 들었다.잠시 후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請品茶(청품차)」우리말로는 “어서 차를 드십시오.” 정도로 번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