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보이차 한 편(餠)이 수백만 원, 때로는 수천만 원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같은 찻잎인데 왜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크게 오를까?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보이차의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맛과 향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장이 만들어 낸 가치다. 1. 시간이 빚어내는 맛과 향의 변화보이차가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숙성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 때문이다. 보이차의 핵심은 '후발효(後醱酵)'에 있다. 녹차가 신선함을 추구하는 차라면, 보이 생차는 오랜 세월 동안 서서히 숙성되며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 간다.숙성이 진행되면 떫은맛과 쓴맛을 내는 성분은 점..
백차 - 나의 최애여러 종류의 차를 마셔 보았지만, 가장 마음에 가까운 차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백차를 선택한다.처음 백차를 마신 곳은 중국 푸젠성의 한 찻집이었다. 친구는 투명한 유리잔에 백차를 우리더니 조용히 내 앞에 놓았다. 보송보송한 흰 솜털을 두른 찻잎이 물속에서 천천히 펼쳐지는 모습은 마치 정적인 발레를 보는 듯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까지 차분해졌다.한 모금을 머금었을 때는 담백해서 '맛이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삼키고 난 뒤 혀끝에 은은한 단맛이 오래 머물렀다. 얼굴을 스치는 산들바람처럼 조용히 다가왔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맛이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앞으로 백차와 오래 인연을 맺게 되리라는 것을.친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차는 백호..
30년 전, 베이징에서 마신 한 잔의 용정차가 가르쳐 준 것 - 처음 만난 녹차의 향 녹차를 맛있게 우리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하니, 문득 내가 처음 차를 접했던 순간이 떠오른다.벌써 30여 년 전의 일이다.1992년 한·중 수교 이듬해인 1993년 여름, 베이징 출장 중 현지인의 초대로 왕푸징(王府井)에 있는 한 찻집을 찾게 되었다.그날 베이징은 숨이 막힐 정도로 무더웠다. 솔직히 시원한 탄산음료나 얼음물 한 잔이 간절했다. 그런데 내 앞에 놓인 것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녹차 한 잔이었다. 바로 중국을 대표하는 명차, 용정차(龍井茶)였다.손님으로 초대받은 입장이었기에 조용히 찻잔을 들었다.잠시 후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請品茶(청품차)」우리말로는 “어서 차를 드십시오.” 정도로 번역할..